작년 9월부터 시작했던 DK 관련 작업이 어제 오후 9시 경에 완료되었습니다. 그리고 쥐 죽은
듯이 잤다가 일어나서 이제야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재원입니다.
정말 이번 기획으로 많은 분들께 폐를 끼쳐서 할 말이 없습니다. 일단 저 때문에 고생하셨던
시드노벨 편집부 분들, 특히 저와 수십 일 동안 야근하면서 생일까지 일로 반납하셔야했던 담
당 편집자님, 또 그런 저희들을 믿고서 끝까지 함께 해준 편집장님과 사장님, 마지막으로 주말
까지 나와서 내지 디자인을 봐주셨던 디자이너님께도 감사드리고 또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출
판사에 가있느라 수십 여일도 더 독수공방하게 만들었던 아내와 딸아이한테도 정말 미안합니
다. 회사의 계속되는 야근에도 불구하고, 평소보다 3배 이상 되는 작업을 불평 한마디 하지 않
고 함께해준 일러스트레이터 eika에게도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DK를 기다리시던 독자 분들, 초인동맹의 후속 권을 기다리시던 독자 분들, 지난
만우절 광고 발표 이후 DK에 대한 해명을 기다리시던 독자 분들께도 정말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블로그에 제대로 포스팅조차 하지 않았던 제 불찰입니다. 마감도 못 끝낸 주제에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마감을 다 끝내고 포스팅한다는 것이 결국
작년 9월 이후 11개월, 거의 1년 만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 중간에 만우절 포스팅이
한 번 있었군요.)
그 1년 동안 DK관련 작업의 일환인 오라전대 피스메이커 리빌드(이하RB) 1,2권 작업을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이 소식을 만우절 때 접하셨던 분들은 지금 뭐 하자는 거냐고 생각들을
하셨을 겁니다. DK를 내놓겠다고 해놓고서 RB? 재출간? 이에 대해서 많은 우려와 걱정, 불쾌
함을 느끼셨을 겁니다. 이에 대한 답변이 늦었던 점,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일단, DK전에 RB를 하게 된 것은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는 사람만 아는 책’
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동인지로 내지 않았던 이유도 다 이 때문입니다. 애당초
21권의 마지막에 정식으로 후일담 광고를 넣었고, 그 후일담이 출판사와 계약되기만을 노심초
사 기다려왔던 저로서는, 정식 출간의 기회를 잡았을 때 모두에게 제대로 읽힐 수 있는 책이 되
기를 원했습니다. 또 그것이 10년 전의 처녀작에 대한 후속작을, 그것도 3권 분량의 후일담 밖에
안 되는 시리즈를 계약해준 시드 노벨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게 아니었다면, 저도
초인동맹 시리즈를 멈추고서 1년 가까이 자기 처녀작을 건드리는 삽질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쨌든, 이 RB의 소식으로 RB가 완결된 후에 DK가 나오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도 그 정도까지 참을성이 있지 못합니다. RB가 언제 끝날 줄 알고
그 뒤에 DK를 내겠습니까? 지금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DK를 빨리 내고 싶은 사람은 저일 겁니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일단 RB로 등장인물과 세계관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이 끝나는 시점(지금
예상으로는 4,5권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자세한 타이밍은 편집부와 상의할 예정입니다.)에서 DK
를 기존 원작의 21권 마지막 챕터를 도입부로 해서 낼 생각입니다. 애당초 그것을 위해서 이번
RB의 엔딩을 2개로 하겠다고 했던 것입니다.
RB는 DK와 다른 엔딩으로서의 21권 마지막 챕터와 후일담으로 해서 완결되고, DK는 RB에서 다
른 엔딩으로 넘어가게 된 후일담입니다. 아마 전자는 지금의 제가 내고 싶은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이 될 듯 하고, DK는 이전에 쓰지 못했던 비극적인 결말의 후일담이 될 것입니다. 일단 이보
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저로서는 이게 최선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렇게
라도 믿지 않았다간, 수많은 시간을 날리고 가족들과 편집부, 지인 분들께 폐를 끼치고, 무엇보다
독자 분들을 기다리게 하면서까지 이번 작업을 한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오라전대 피스메이커라는 글에게 제대로 된 모습을 찾아주고 싶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XX출판사를 찾아가서 오라전대 피스메이커와 퍼스트 블레이드 류의 계약을 해지하고
오면서 이런 포스팅을 남겼던 적이 있었습니다.
nextneo81.egloos.com/2394431
이때 제가 빡쳤다고 했던 일이 뭐였느냐 하면, 오라전대의 판매부수라며 보여주는 표에, 1권 판
매부수가 달랑 500부가 찍혀있었던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500부.
분명 제 기억이 맞다면, 당시 이때의 기본 부수가 3500부였던 것으로 알고 있고 적어도 1, 2권은
증판 인세를 받았던 적이 있는데도 500부였던 겁니다. 거기서는 전산 오류니, 전임자들이 중간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는데 그대로 떠났다느니 했습니다. 물론 저도 그 일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
습니다. 그 일 때문에 퍼스트 블레이드 류를 쓰다말고 다른 출판사로 가야만 했으니까요. (그 전
임자란 사람들은 아직도 이 업계에서 다른 출판사를 차려서 잘 살고 있습니다. 듣기로는 타워 펠
리스까지 세웠다고 하던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모르겠습니다.)
즉,
오라전대 피스메이커라는 글이 과거에 어떠했고,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냐 하는 사실 여부
와 관계없이, 1권 500부라는 게 현재 남아있는 결과라는 것입니다. 솔직히 이 결과를 알게 되고서
도, DK의 출간을 지지해주셨던 시드노벨 편집부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그런 이유로 전 오라전대 피스메이커라는 타이틀이 제대로 된 모습을 찾길 바랍니다.
출판사의 농간에 놀아나서 제대로 된 마무리도 짓지 못했던 마무리를 짓길 원하고, 라이트노벨 같
은 판타지 소설이 아니라, 라이트노벨로서의 오라전대가 되길 원하고, 무엇보다 2002년 5월부터
시작했던 이 글에게 제대로 된 마침표를 찍어주고 졸업하고 싶습니다.
하아.
결국, 또 글이 길어지고 마는군요.
이런 얘기들 때문에 RB 1, 2권 후기도 길어졌던 것 같은데…….
어쨌든, DK를 그 긴 시간동안 기다려주셨던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이런저런 사정들과 상관없이
재미를 줘야하는 게 엔터테인먼트인데, 제가 여러모로 부족해서 자꾸 폐만 끼치고 있습니다. 그래
도 정말 DK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제가 준비할 수 있는 건 다 했고, 더 이상 장애가 되는 것도
없고, 하여간 이제 쉬지 않고 달려가기만 하면 됩니다. 거기까지 가고 나서, 그 후에도 제가 계속
이 일을 하고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벌여놓은 건 수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하튼, 이번 RB에 대해선 제대로 출간이 된 후 다시 한 번 더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당분간은
8월 6일에 있을 딸 돌잔치에 전념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럼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
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세요.
2011년 7월 25일 월요일.
반재원 올림.
P.S: 오늘 올라온 시드노벨 광고를 확인해봤는데, 유가인 소개글이 틀리네요-_-; 몬스터에게 가족
을 잃 게 아니라, 기존 설정대로 교통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초동과 스트레이, 그리고 기
존의 원작과 설정 충돌은 전혀 일어나지 않습니다. 돌잔치 후, 올린 포스팅이 거기에 관한 거였는데,
어째 광고에서.......; 음. 어쨌든, 가인의 가족은 교통 사고로 사망한 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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